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풀타임 : Full Time, 2021] 숨쉴틈 없는 파리 싱글맘의 일상

by 쿨아찌 2022. 10. 22.
반응형

출처 : 영화 '풀타임(2021)' 중에서

일상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 

감독 에리크 그라벨과 주연배우 '쥘리' 역의 로르 칼라미는 영화 '풀타임'으로 제78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오리종티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제23회 전주 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되며 호평받은 프랑스 영화다. 로르 칼라미는 '앵그리 아니(2022)', 디 오리진 오브 이블(2022)' 등에 출연했다. 이영화는 주인공 쥘리에게 전적으로 포커스가 맞춰지며 영화 전반의 흐름을 좌우한다. 특히, 로르 칼라미의 뛰어난 연기를 통해 그녀의 숨 가쁜 일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빠져든다. 영화는 2018년 프랑스 노란 조끼 시위로 전국적인 교통마비상태를 배경으로 하며 그런 힘겨운 시기에도 일상을 이어가야 하는 취약계층인 싱글맘의 이야기를 다룬다.  

 

눈물조차 닦아낼 여유가 없는 싱글맘의 처절한 몸부림

주인공 쥘리는 파리 외곽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이혼한 워킹맘이다. 영화는 정신없이 코를 고는 쥘리(로르 칼라미)가 새벽 4시 알람 소리에 힘겹게 일어나며 시작된다. 쥘리는 파리 시내 5성급 호텔에서 선임급 메이드로 일하며 장거리 출퇴근으로 힘겨운 일상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파리에 대규모 교통파업이 일어나며 쥘리의 평범하지만 바쁜 일상에 충격을 가한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파업에 매일 대체 교통을 찾아 헤매고 히치하이킹으로 출퇴근하게 되면서 전보다 더욱더 고단한 일상을 이어간다. 평범한 일상이 교통파업으로 인해 지각이 잦아지며 상사와 갈등이 시작되는데 지각하지 않으려고 사력을 다해 파리 시내를 질주하는 쥘리의 거친 숨소리가 바로 옆에서 전해지는 느낌이다. 퇴근 역시  늦어지면서 아이를 맡긴 베이비 시어터 이웃 할머니와도 사이가 벌어진다. 그분은 집 근처 마트에서 일하며 자신의 아이는 자신이 책임지라고 충고하지만 쥘리는 보수가 작아서 어렵다고 사양한다. 사회와 가정에 충실했던 소외계층이 사회적인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여지없이 나락으로 가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쥘리는 바쁜 와중에도 아들의 생일을 위해 생일 초대장을 쓰고 트럭을 구해 트렘펠린을 혼자서 힘겹게 설치한다. 그 덕분에 즐거운 생일 파티를 마치며 한숨을 돌리기도 한다. 어느 날은 잔고가 바닥이 나서 마트에서 구매했던 물건을 계산대에서 덜어내기도 하고 아들의 돼지저금통에서 잔돈을 구해 일을 하러 나서기도 한다. 전남편 알렉스와는 양육비 문제로 통화를 계속해서 시도하지만 연락이 두절된 상태이다. 쥘리는 이전에 유통 관련 일을 했기 때문에 보수가 더 좋은 관련 직장으로 이직을 위해서 몰래 면접을 보는데 최종면접에서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당황해버린다. 그리고 면접 실패를 예상하며 낙담한다. 며칠이 지나 호텔에서는 면접을 위해 근무지를 무단으로 외출한 사실이 발각되고 대중교통 파업에 또다시 지각을 하게 되면서 예고조차 없이 해고당한다. 쥘리는 이직하려던 직장의 면접관과 약속된 날짜에 연락이 안 되는 상황 속에 해고까지 당하며 완벽한 절망에 빠진다. 한편, 집에서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엄마가 쉬니까 파리 놀이공원에 가고 싶다고 조른다. 파리는 복잡한 곳이라고 변명해보지만 아이들의 간절한 바람 때문에 다음날 놀이공원으로 나선다. 즐겁기만 한 놀이공원 풍경과 쥘리의 희망 없는 상황이 극명하게 대비된다. 극적으로 영화는 놀이공원에 들어서는 순간 면접 합격 전화에 쥘리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아이들에게 달려가며 끝난다. 

 

바쁜 현대인에게 너무나 공감 가는 소재

주인공의 리얼한 연기가 몰입감을 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24시간 풀타임 바쁜 워킹맘의 일상을 바로 옆에서 직접 지켜보는 듯했다. 직장과 가정에 너무나도 충실한 주인공의 이야기는 평범한 우리들의 생활과 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더 공감이 간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리며 맥박이 빨리 뛰게 만든다. 언제 터져버릴지 모를 내면의 폭발을 간신히 억누르는 듯이 표현한 긴장감 넘치는 BGM에 숨이 차는 느낌을 준다. 영화가 끝날 때 나 역시도 가쁜 숨을 내려놓게 된다. 그러나 이제 끝났구나 라는 안도감과 함께 또 다른 일상이 시작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이영화는 아름다운 파리의 에펠탑 풍경 속에 가려져 알 수 없었던 서민들의 고단한 일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우리 모두 바쁜 일상을 숨쉴틈 없이 살아가기 때문에 주인공의 일상이 그대로 전해오는 느낌이다. 공원 풍경처럼 일상은 매일 평범하게 반복되지만 누군가는 그 속에서도 고민을 안고 살지 않을까?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