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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니 : 지구 귀환 프로젝트] 암울한 지구의 미래를 그린 SF

by 쿨아찌 2022.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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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니 : 지구 귀환 프로젝트(Heaven-Above Sky, Tides,2021)'

팬데믹, 기후변화, 전쟁의 결과를 보여준다

팀 펠바움 감독의 전작인 '헬(2013)'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급격한 온도 상승이 물 부족과 재난으로 이어지며 소수 인류만이 살아남은 지구의 모습을 그렸다. 이 영화 역시 감독 특유의 디스오피아적 관점으로 인류의 미래를 풀어낸다. '콜로니: 지구 귀환 프로젝트'는 제71회 베를린 영화제 및 제38회 뮌헨 영화제 등 각종 영화제의 초청작으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주인공 블레이크 역에는  '안젤리크(2016)'에서 금발의 아름다운 중세여인으로 등장한 프랑스 여배우 노라 아르제네더가 출연한다.  이번 영화에서는 짧은 단발머리의 시크한 중성미를 지닌 모습이며 아버지의 흔적을 찾기 위해 애쓰는 우주비행사 역을 소화한다. 지구 생존자들의 지도자로 많은 비밀을 가진 인물인 깁스 역에는 '왕좌의 게임'에서 조라 모르몬트로 눈길을 끈 이아인 글렌이 맡았다. 한편, 황폐화된 지구 생존자 나르빅 역은 '더버드 캐처(2019)'에서 강렬한 눈빛을 가진 남장 여자 유대인 역의 사라-소피 부스니나가 등장한다.

 

인류종말을 막기 위해 지구로 되돌아오려는 사람들

미래 지구는 전쟁, 유행병, 이상기후로 더 이상 살 수 없는 환경에 처한다. 살아남은 소수의 인류는 행성 '케플러 209'로 이주한다. 새로운 행성은 공교롭게도 여성의 임신이 불가능한 곳이다. 더 이상 미루면 인류는 종말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위기의식 속에 2세대가 지난 후 지구 귀환 프로젝트 '율리시스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율리시스 1호는 지구에 착륙 직후 행방불명된다. 얼마 후에 율리시스 2호에 선장 홀덴과 터커 그리고 블레이크가 지구를 향하지만 불시착한다. 착륙 과정에 선장은 죽고 터커는 깊은 상처를 입어 첫 번째 정찰은 블레이크 혼자 나서게 된다. 정찰 활동에서 돌아오던 블레이크와 터커는 나르빅이 이끄는 생존자들에게 붙잡혀 물구덩이에 갇힌다. 출혈이 심해 생존의 희박함을 느낀 터커는 생체 측정기와 율리시스 1호를 찾으라는 명령 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후 또 다른 생존자들의 습격에 나르빅의 어린 딸 마일라가 납치된다. 이에 블레이크는 마일라를 구하기 위해 버려진 폐선들로 만든 기지에 침입하는데 그곳에서 깁스와 만나게 된다. 깁스는 지구에 도착 후 원주민들이 율리시스 1호를 파괴하고 블레이크의 아버지와 동료인 스태포드를 죽였다고 말한다. 깁스는 기지를 개발하여 케플러 사람들을 이주시키려고 계획 중이다. 한편, 블레이크는 지구에서 자신이 임신 가능한 상태의 몸으로 변화된 것을 인지하고 크게 놀란다. 아울러 기지에서 아버지가 지하에 감금상태로 생존한 것을 발견한다. 깁스는 블레이크의 아버지가 원주민 여자와 사랑에 빠져 임무를 배신했다고 이야기한다. 블레이크는 사랑하는 아버지를 15년 만에 만났으나 임무를 배신한 점에 크게 실망한다. 깁스와 블레이크는 '다수를 위하여'라고 세뇌된 케플러 행성의 구호를 외치며 인류의 생존과 번영이 가능한 지구로 사람들을 귀환시키고자 한다. 그때 딸 마일라를 찾으러 나르빅이 기지에 침입한다. 나르빅은 붙잡혀가며 그들은 여자애들만 잡아간다고 외친다. 수상함을 느낀 블레이크에게 깁스는 케플러 여성의 평균 나이가 40대 중 후반으로 지구 귀환 후에도 임신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케플러 인들의 귀환 시 지구를 식민지화하고 원주민 여자애들은 애 낳는 도구로 이용하고자 관리한 것이다. 이 같은 반인륜적 행위에 블레이크의 아버지는 반대하며 감금된 것이다. 블레이크는 잡혀있는 나르빅과 아이들을 풀어주고 생체 측정기를 통해 행성과 교신을 시도하던 깁스를 막으면서 영화가 끝난다. 

 

인류의 보편적인 도덕성을 지키고자 하는 주인공

블레이크의 아버지가 원주민과 사랑하여 낳은 아이가 이복동생이라는 설정과 너무 싱겁게 끝난 깁스와의 마지막 대결 장면 등은 영화 후반의 마무리로 무척 아쉽다. 오랜 세월만에 만난 아버지와 정을 느끼는 시간도 다소 짧다. 다만 탐사선과 그들이 가져온 의료장비, 각종 키트 등은 세련되어 보였고 영화 '오블리 비언'이 생각나는 미래형 무기와 첨단장비들의 감각적 디자인이 눈에 띈다. 멸망한 줄 알았던 지구에 원시부족처럼 생존자들이 살고 있는 모습에 끈질긴 인류의 생명력이 느껴졌다. 그리고 지구 멸망을 주도한 인간들이 이를 피해 이주한 행성에서 다시 인류의 종말을 막기 위해 지구로 귀환하는 설정은 모순적인 인간의 생존본능을 보여준다. 몇 년간 지속되는 팬데믹 상황과 전 지구적인 가뭄과 홍수 등 기후변화. 게다가 이제는 핵전쟁 위협마저 지구촌 곳곳에서 도사리는 현대사회에 많은 부분들이 공감되는 영화다. 인류가 각성하지 않은 채 이대로 직진한다면 결코 영화에서 보는 황폐화된 지구를 보지 않을 수 없겠구나 라는 암울한 생각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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