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작품상에 빛나는 감독과 연기파 배우의 긴장감 넘치는 전개
존 매든 감독은 할리우드 블랙리스트 선정 '최고 각본'과 '셰익스피어 인 러브'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명감독이다. 이영화를 통해 로비스트 세계의 치열함과 빠른 호흡을 통해 액션 장면 없이 긴장감 넘치는 연출을 진행했다. 주인공 '엘리자베스 슬로운' 역에는 영화 '제로 다크 서티'로 제70회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 수상과 제85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인터스텔라', '마션' 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할리우드 대표 연기파 배우 제시카 차스테인이 열연한다. 그 외에 '킹스맨'의 마크 스트롱, '미녀와 야수'의 구구 엠바사로, '설국열차'의 알리슨 필 등 화려한 출연진들의 연기대결이 흥미롭다.
완벽주의 천재 로비스트의 회심의 한방
승률 100%를 자랑하는 로비스트 엘리자베스 슬로운(제시카 차스테인)은 로비스트업계의 거대기업인 콜 크라비츠에서 일한다. 그녀는 자신의 일에 대해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완벽주의로 잠도 자지 않고 일만 하는 냉정한 커리어 우먼이다. 어느 날 총기규제를 위한 히튼-해리스 법안(총기 구매 시 신원조회 필수)이 의회에 제안되자 이를 막아 달라는 거물급 상원의원이 로비를 의뢰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회사의 대표인 듀폰은 이업무를 이행하라고 슬로운에게 임무를 하달하는데 지시받은 업무가 자신의 신념인 총기규제 반대와 반대되는 일이기 때문에 거부하며 총기규제 반대를 위해 작은 로비회사 피터슨 와이엇의 대표 슈미트(마크 스트롱)의 이직 제안을 받아들인다. 피터슨 와이엇은 규모는 작지만 윤리적인 법안만을 통과시키기 위해 일하는 로비회사였다.
슬로운은 자신이 일하던 콜 크라비츠의 팀원들 몇명을 이끌고 피터슨 와이엇으로 이직하여 총기규제 반대를 위한 새로운 팀을 구성한다. 콜 크라비츠에서 슬로운의 충직한 비서였던 제인 몰리(알리슨 필)는 로비업체 대기업에서의 커리어를 유지하고 싶다며 슬로운을 따라나서지 않고 남게 된다. 같은 팀장급인 팻도 남아서 슬로운과 경쟁하게 된다.
콜 크라비츠를 떠난 슬로운에 대해 회사는 계속된 방해공작을 하지만 슬로운은 총기규제법안에 대한 상원 의원들의 표를 얻어내기 위한 전략을 수립한다. 어느날 방송 출연을 통해 팻과 슬로운이 토론을 하는데 슬로운은 토론 중 감정이 격하게 되며 토론 대본에도 없던 새 팀원 에스미(구구 엠바사로)가 과거 블르밍턴 고등학생 시절 총기난사 사건의 생존자임을 밝히게 된다. 이로 인해 여성단체들의 힘을 얻게 되는데 여러 인터뷰를 하며 에스미는 언론에 얼굴이 알려지게 된다.
그러던 중 에스미는 괴한의 총격을 받게 되는데 또 다른 총기를 지닌 시민으로부터 목숨을 구하게 되면서 여론은 또다시 총기 규제를 반대하는 쪽으로 기울게 된다. 콜 크라비츠의 대표 듀폰과 팻은 슬로운을 무너뜨리기 위해 그동안 회사에서 일하던 중 있었던 비리를 낱낱이 캐기 시작하는데 인도네시아 팜유 로비 의원들의 외유관련 서류를 발견한다. 이를 빌미로 듀폰은 상원의원 스펄링을 만나서 협박하고 슬로운에 대한 청문회를 열게 된다.
청문회를 통해 잠을 깨며 일하기 위한 각성제 투약과 매춘행위 등 슬로운의 온갖 사생활이 까발려지고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팜유 관련 의원들의 외유와 관련된 서류마저 밝혀지게 된다. 이후 마지막 청문회가 열리는 어느 날 그녀의 변호사는 청문회에서 어떤 대답도 하지 말라는 변호사의 권유에도 상원의원 스털링의 온갖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하는데 그녀는 국가는 이미 부패했다고 항변하며 국가가 아닌 사적인 이익을 위해 투표하는 의원들을 쥐에 비유하기도 한다.
한편, 청문회 동안 전 회사 대표 듀폰과 상원의원 스털링이 몰래 만나 청문회를 열어 슬로운을 곤경에 빠뜨리기로 한 동영상이 제인을 통해서 폭로된다. 전 회사에서 슬로운의 비서였던 제인은 사실상 슬로운이 남겨둔 스파이였으며 인도네시아 로비 서류도 우연히 제인이 발견한 것처럼 위장한 것이었다. 심문을 주도하던 스털링 상원의원은 그 자리에서 쓰러지며 슬로운은 위증죄로 감옥에 가게 되는데 듀폰과 스털링의 청문회가 예정됨을 암시하며 영화는 끝난다.
로비스트의 세계의 치열한 두뇌싸움 그리고 반전에 빠져드는 영화
명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력과 명대사들에 빠져드는 극한 반전의 영화다. 특히, 슬로운 역의 제시카 차스테인의 소름끼치는 완벽하게 냉정한 연기에 넋을 잃게 만든다. 마지막까지 결말을 예측하기 힘든 긴장감이 영화를 보는 내내 스크린 안에 녹아든다. 안 보신 분들께 추천한다. 영화라는 쟝르의 묘미는 역시 반전의 반전인 듯하다. 각본 없는 드라마인 스포츠의 매력을 이 영화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었다. 거대한 권력과의 싸움에서 어쩔 수 없이 패배할 수밖에 없겠지라는 예측을 정확하게 빗나가게 만들며 그들을 무너뜨린 회심의 한방은 마지막 반전의 재미마저 선사한다. 한편, 주인공의 편집광적인 워커홀릭에 나 역시도 진이 빠지는 느낌도 들지만 치밀하고 영리한 완벽주의가 만들어낸 성과주의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결과물이기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역시나 명감독의 연출과 명배우들의 연기가 빈틈없이 짜임새 있게 만들어진 작품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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