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를 바탕으로 인종차별을 적나라하게 그린 영화
미국 영화감독 조지 놀피는 SF 액션부터 로맨스까지 진지함과 코믹한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두루 표현해 내는 감독으로 정평이 나있다. 대표작들은 '컨트롤러(2011)', '용의 탄생(2016)', '본 얼티메이텀(2007)' 등으로 알려졌다. 주연 '버나드 개럿' 역에는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2018)', 아웃사이드 더 와이어(2020)' 등에 출연한 레트로 감성을 지닌 배우 앤서니 마키가 맡아서 흑인 천재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한다. 버나드의 아내 '린다 개럿' 역에는 니아 롱이 맡았다. 부유한 흑인 '조 모스' 역에는 할리우드 스타 사무엘 L. 잭슨이 주인공 버나드가 고용한 백인 '매트' 역에는 '더 메뉴(2022)',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2021)' 등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모델 출신 배우 니콜라스 홀트가 그밖에 조연으로 건물주 '바커' 역에는 콤 미니가 출연한다.
1950년, 60년대 흑인 천재의 성공가도를 통해 미국 사회의 실상을 보여준다
1939년 흑인 차별이 심한 텍사스 윌리스에서 어린 버나드(앤서니 마키)는 구두닦이를 하며 백인들의 비즈니스를 몰래 훔쳐 배우고 기록하며 자신만의 사업을 위한 계획을 세워간다. 그런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아버지는 흑인들의 한계를 지적하지만 버나드는 이를 반드시 극복하고 성공해 보이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하며 성장한다. 사업수완이 좋아서 어느 정도 부를 축적하게 된 버나드는 LA로 가서 부동산 임대업을 하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처삼촌과 그의 흑인 친인척들은 버나드를 무시하고 황당해하는 모습이다. 조카의 백인 친구 매트를 소개받기도 하는데 투자금이 모자라자 버나드의 아내가 자신이 일하는 레스토랑의 사장인 조 모리스(사무엘 L. 잭슨)를 소개한다. 그러나 조의 태도가 맘에 들지 않은 버나드는 자리를 뿌리치고 나온다. 4만 달러 짜리 고급 저택을 3만 달러에 사려고 건물주 바커와 흥정하며 임대수익에 대한 완벽한 계획을 설명한다. 버나드의 천재성을 알아본 바커이지만 흑인이기에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 뜻대로 되지 않자 버나드는 은행에 대출을 알아보기 위해 갔지만 흑인이라는 이유로 은행장은 만나주지 않는데 버나드는 바커의 이름을 대고 은행장을 만나게 된다.
건물주 바커는 은행장에게서 버나드가 자신의 이름을 대고 만났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놀라며 계약을 한다. 그리고 버나드의 사업수완이 뛰어남을 확신하고 보증을 서서 대출을 받게 해 준다. 낡은 아파트를 개보수해서 높은 임대료 수익을 받아내는 버나드의 계획에 건물주 바커는 동업을 제안하는데 바커는 얼굴마담으로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역할을 맡았다.
한창 사업은 나날이 번창해 나가는데 어느 날 바커가 돌연사하고 만다. 바커의 부인은 서류상에 싸인이 없는 버나드를 헐값을 주고 쫓아버리고 만다. 버나드는 자신이 흑인이라 만나주지 않던 시내 최고의 뱅커스 은행 건물을 사버리겠다는 야망을 품게 된다. 한편, 버나드의 야망에 동조한 조와 함께 개보수일을 하던 매트(니콜라스 홀트)에게 백인 얼굴 마담 역할을 맡기고 부유한 상류층 사업가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작업을 한 달간 진행한다.
각종 부동산 임대 계산법과 골프 레슨 등의 수업을 강행한다. 사실 매트는 공부를 안 했을 뿐이지 기억력이 탁월했기 때문에 놀라운 학습능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마침내 배운 것들을 써먹으며 뱅커스 건물을 훌륭하게 인수하는 데 성공한다. 버나드는 평소 흑인이라고 만나주지 않던 은행장들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게 되었고 이후 매트를 얼굴마담으로 LA의 건물들을 무려 172개나 사들이는데 흑인 세입자들을 적극적으로 대출해주고 입주시키며 LA는 백인과 흑인들이 공존하는 지역으로 탈바꿈 하기 시작했다.
버나드는 이후 텍사스 고향에 아버지를 보러가고 아들과 자신이 구두닦이를 하던 메인랜드 은행에 가보는데 여전히 심각한 인종차별에 메인랜드 은행을 사버릴 계획을 세운다. 조와 아내 반대를 무릅쓰고 인수를 추진하는데 고향에서 은행을 인수하여 흑인들에게 자유롭게 대출을 실행해 사업 번창을 돕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러나 은행장이 되고 싶었던 은행장 아들은 백인 매트가 가짜 사장이라는 것을 밝혀내고 재무부에 고발하여 무리한 흑인들에 대한 대출에 제동이 걸리고 FBI에 체포되고 청문회에 불려 나오게 된다. 그곳에서 버나드는 아메리칸드림에서 배제되는 흑인에 대한 차별을 강력히 주장하며 영화는 마친다.
언제, 어디서나 항상 존재해왔고 극복해야 할 숙제인 차별
1950년, 60년대 미국의 풍경과 클래식하게 보이는 자동차 등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영화로 재밌게 몰입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재밌게 봤다. 중절모자에 딱떨어지는 슈트를 입은 앤서니 마키의 스타일리시 모습이 정말 너무나 멋있었다. 그리고 나 역시도 그동안 흑인에 대해 적지 않은 편견이 있었나 하는 생각 역시 든다. 영화는 그 당시 흑인에게 부의 분배를 막아 신분상승을 배제시킨 백인들의 인종차별에 대한 부당함을 주장한 버나드 개릿의 실화를 바탕으로 감동을 전해준다. 사무엘 L. 잭슨과 앤서니 마키의 연기력은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구나 라는 느낌이다. 역사이래 어느 시대나 언제나 인간사회는 차별이 존재하는 것 같다. 신분, 직업, 부, 남녀 그리고 인종 기타 등등 우리가 사는 사회 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차별들을 가식적이지 않은 진실된 마음으로 극복하려는 시도는 지속적인 실천과제이며 현재 진행형이라는 생각이다. 두 주연배우의 연기에 결코 지루하지 않은 영화라고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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